"여행은 준비한 만큼 보이고 궁금한 만큼 채워지는 것 같아요"
지난해 12월 중순 우리 여행의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던 비단길 여행사 박영운 대표와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때가 생각난다. "우리가 정한 목적지를 가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은 몇 명이나 될 수 있을까요?"라는 질문에 대한 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.
"6~7명입니다. 렌터카는 제가 운전하고 숙소에서 아끼는 방식 하나가 있습니다. 또, 아예 모든 일정을 대중교통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하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어요."
이때만 해도 참가 인원이 늘고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생길지, 박 대표도 나도 알 수 없었다. 후일담이지만 "그분들(참가자)이 지금은 그런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오게 되면 불만이 커질 거예요"라는 비단길 정연일 이사의 조언에 부담과 고민이 컸다고 한다.
원정에서 여행사와 우리는 파트너였다. 가장 큰 원칙은 '공식적 일정은 우리가 책임지고 그 외의 편의제공을 여행사가 맡아서 진행한다'는 것이었다. 하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 많은 긴장과 갈등 관계가 생기기 마련이다.
이 원정에는 함께 한 일행 말고도 관여된 사람들이 무수하게 많았다. 해외 기관 단체 등의 섭외와 연락 과정에서 개입하게 된 이들이 그 첫 번째다. 아울러 역할 분담을 통해 우리의 일정 진행에 관한 편의를 제공하는 여행사 쪽 관계자들이 두 번째이다.
이런 사람들 중 두 사람이 먼저 생각난다. 준비 과정 중 단체 대화방에 참여해 중요한 조역을 해준 사람들이다. 수개월에 달하는 준비 기간과 일정 수행, 그리고 그 이후를 모두 지켜본 인물들이다. 온갖 준비는 다 해놓고서 막상 참여자들이 수많은 감동과 탄식을 내뱉을 때 국외자로 지켜볼 수밖에 없던 두 사람. 이들에겐 준비 과정 중 많게는 하루에도 10여 통씩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.
"사장님께도 말씀드렸지만 전화 걸려 올 때마다 두려웠어요.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말할지 또 다른 변수는 어디서 생겼을지... 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니까요?"
비단길 여행사의 서아무개 팀장의 말이다.
"제가 맡은 다른 업무도 많은데 지칠 줄 모르고 전화를 하셨잖아요. 감당하기 어려운 변수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지... 우리 의원님께는 '대장님 때문에 힘들었어요'라고 토로를 하기도 했습니다만..."
국회 김성주 의원실의 김아무개 비서관의 말이다.
이 두 사람이 바로 그 두 주인공이다(이외에도 수많은 조력자들 덕분에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었다.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).
두 사람은 똑같이 말한다.
"집요하게 준비하고 몰입하는 게 어렵기는 했지만 보람은 매우 컸습니다. '참 진지하게 대하고 있구나'하는 생각이 들었고 '자전거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렇게 임하는 사람들이 좋은 결실을 거두고 돌아오면 좋겠다'는 마음이 제게 전이되더군요."
아울러 "우리 도시들이 자전거 도시로 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충분히 짐작 갑니다. 작고 의미 있는 성과라도 가지고 오길 바랐습니다. 앞으로도 잘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"라는 말로 바람을 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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